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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맛집 칼럼 ]서울 한복판에서 고흥의 소리와 맛을 찾아서
[마음맛집 칼럼 ]서울 한복판에서 고흥의 소리와 맛을 찾아서
기사입력 2024-02-28 07:46   최종편집 경남우리신문
작성자 윤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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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月刊시사우리 ] 추억을 담는 일에 여행만한게 없다.그러나 우리는 그걸 알면서도 시간과 돈을 핑계대고 쉽게 떠나지 못한다.그런분들을 위해 준비했다.
지하철 3호선을 타고 안국역 2,3번 출구를 중심으로 고흥의 소리와 맛을 찾아나서보자.

금강산도식후경이다.안국역 2번 출구에서 3분거리에 있는 도마 유즈라멘(종로구 북촌로 2길 14)으로 향했다.

한옥을 개조한 음식점답게 천장은 석가래와 들보가 그대로 노출되어있고 격벽을 없앤 자리에는 마치 싸롱처럼 아늑하고 고급진 분위기의 인테리어가 펼쳐진다.

혼밥을 할 수 있도록 개별 의자가 주방을 중심으로 동그랗게 놓여있다.

자칭 라멘계의 평양냉면이라 칭하는 일본라멘전문점이다.

라멘은 시오(소금)과 쇼유(간장)으로 나뉘는데 아무래도 간장이 깊은 맛을 내기에 쇼유라멘을 주문했다.

이 집의 가장 큰 특징을 꼽으라면 단연코'고흥유자 착즙'이다.

두툼하면서도 부드러운 이베리코 차슈와 탱탱한 면에 죽순과 루꼴라가 가득 올려져있다.

라멘을 먹다보면 처음에는 고소하게 느꼈던 국물맛이 점점 느끼하게 다가오는 시점이 있는데 이때 테이블위에 놓여있는 고흥유자착즙을 국물에 적당량을 넣으면 묘약처럼 색다른 라멘맛을 제공한다.

동남아식 쌀국수에 넣는 라임이나 칼라만시의 세콤함이 아닌 상큼함이 우려낼대로 우려낸 육수와 묘하게도 케미를 이룬다.

추가주문한 군만두는 그야말로 겉바속촉이다.

놀랍게도 이집의 주 메뉴중에 하나는 마약된장찌개다.저녁 술자리에 고기에 된장찌개 하나면 엄지척이다.

라멘집을 나와 원서동 골목길을 탐방하다보면 개성넘치는 건물들이 많이보인다.

도시의 정형화된 건축물에 익숙한 이들에게 자유분방함을 주는 건축미를 감상하는 것도 운서동의 매력이다.

안국역 2번 출구에서 창덕궁 방향으로 걷다보면 건너편에 한옥으로 예스럽게 지어진 서울 우리소리 박물관이 나온다.(종로구 율곡로 96)입장료는 무료다.

이곳은 우리 소리를 모아서 전시한 공간으로 위치기반 디지털미디어 기기를 이용한 위치인식 전시 시스템인비콘(Beacon)을 기반으로 운용되고 있었다.

우리가 노래를 좋아하는 민족이라는 것은 익히 알고있었지만 인간의 삶에서 죽음까지 일생을 노래하는 민족이라는 것은 이곳에서 제대로 알게되었다.

언어가 의사 소통이라면 음악은 감정소통의 수단이다.

음악(音樂)이라는 한자에서노래 악(樂)은 즐겁다는 뜻으로 쓸때는즐거울 락(樂), 즐긴다는 뜻일 때는 즐길 락(樂)으로 읽는 걸 보면 음악은 즐겁게 즐기는 것의 총체다.

전라도 육자배기나 평안도 수심가는 규정이나 규율없이 부르는 이가 자신의 애환을 담아 자유롭게 부르는 노래다.

박물관에서 노래의 변천사를 둘러보던 중에 반가운 노래소리를 만났다.

하나는 전남 고흥 김미덕씨가 부르는 신세타령이었다.

날 키울 때에높이 들면 놀랜다고반만 들어서서 날 키웠건마는내 신세 내 팔자가
왜 이리 된가.신세타령은 삶에 지친 이가 스스로를 위로하기 위해 오히려 슬픔을 드러냄으로써 자기 정화에 이르게 해 삶을 다시 이어갈 용기를 얻게 한다.

모두가 누군가의 소중하고 귀한 존재들이다.그런 마음 하나면 세상이 밝아질텐데 말이다.

또 하나는 이승을 떠난 망자의 영혼을 달래고 남아있는 가족들의 슬픔을 위로한 상여가였다.

지금은 미디어를 통해서나 꽃상여가 나가는 장례문화를 볼 수 있지만 내가 어렸을 때는 만장을 휘날리며 소리꾼의 앞잡이 소리로 시작되는 장례식을 곧잘 볼 수 있었다.

고생살이를 못 면하고북망산천을 가는구나저승길이 머다드니대문밖이 저승이네

앞산에 두견새야너도 나를 기다리나뒷산에 접동새야너도 나를 기다리나

명사십리 해당화야너는 다시 피련마는우리 인생 한번가면다시오기 어려워라.

죽음을 통해 잃을 것도 얻을 것도 없는일상의 덧없음을 꿰뚫어 볼 수 있어야 한다.
그러면 덜 아프게 살면서 인생을 더 깊이, 더 많이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우리소리박물관을 나와 안국역 2번 출구방향으로 가다보면 현대계동사옥 바로 맞은편 건물 7층에 '텅 카페'가 있다.(종로구 율곡로 82. 7층)

이곳은 좌우가 통창으로 되어있어 서울시내뿐만 아니라 창덕궁과 창경궁, 흥선대원군이 살았던 운현궁과 남산타워까지 조망할 수 있는 뷰 맛집이다.

오트밀과 달보레한 스콘을 먹으며 멋진 뷰를 감상했다.


텅 카페를 나와 창덕궁 담장을 따라 원서동 끝자락에 다다르면 서울에서 유일하게 현존하는 빨래터를 만나볼 수 있다.(종로구 원서동 30)

왕들만이 이용할 수 있는 비밀의 정원 비원에서 시작된 물이 신선원을 거쳐 궁궐담장 아래로 흐르는데 이 물로 빨래를 했다고 한다.

지금도 여전히 빨래터는 원서동 주민들의 사랑방구실을 하고있다.

원서동 골목을 돌다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화가인 고희동 미술관을 마주했다.

고희동 화백이 생전에 살았던 곳을 미술관으로 개조해 시민들을 맞고 있었다.
(종로구 창덕궁 5길 40. 입장료 무료)

문화를 즐길 수 있는 도시가 명품도시다.고희동의 예술세계와 삶에 대해 알아보는 것으로 오늘의 여행 겸 산책을 마무리했다.

서울 한복판에서 고흥의 소리와 고흥의 맛을 느끼고 미술관과 박물관을 탐방할 수 있었던 오늘 하루는 오랜시간동안 즐거운 여행으로 추억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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