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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月刊시사우리]최근 몇 년 사이 파크골프는 국내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생활체육 종목으로 자리매김했다.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입문할 수 있고, 지역 커뮤니티의 결속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며 "제2의 국민스포츠"라 불릴 정도로 폭넓은 인기를 누리며 슬기로운 운동으로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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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파크골프의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전국 각지에서 다양한 규모의 파크골프 대회가 경쟁적으로 열리고 있다.
주말이면 전국 곳곳의 파크골프장 잔디밭에서는 마치 축제를 방불케 하는 활기찬 분위기가 연출된다.
지역 협회가 주관하는 공식 대회를 비롯해, 민간 기업이 후원하는 이벤트성 대회, 종교단체가 주최하는 친목 대회, 금융기관이 지원하는 친선 경기, 그리고 클럽 간 교류전 등 대회의 형식은 갈수록 다양화되고 있다.
여기에 실내에서도 즐길 수 있는 스크린 파크골프 대회까지 등장하면서, 파크골프는 이제 단순한 야외 레저를 넘어, 전천후 생활 스포츠로 그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처럼 각계각층에서 자발적으로 대회를 기획하고 참가하는 모습은 파크골프의 대중성과 저변 확대를 실감케 하며, 국민 누구나 쉽고 즐겁게 참여할 수 있는 스포츠 문화로 정착해 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러한 ‘축제화’가 지나친 상업화나 형식적 운영으로 흐르지 않도록, 공공성과 공정성의 가치를 지키는 노력이 함께 병행되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특히 각 지역의 생활체육 파크골프장이 활성화됨에 따라, 참가 연령층도 넓어지고 있으며, 가족 단위 관람과 동호회 중심의 응원 문화까지 어우러져 파크골프장은 그야말로 사람 냄새 나는 소통의 공간으로 재탄생하고 있다.
대회의 위상도 점차 격상되고 있다. 지역 대회를 넘어, 대통령기 전국파크골프대회, 문화체육관광부장관기, 대한파크골프협회장기 등 권위 있는 국가 단위 대회들이 연중 순차적으로 이어지며 파크골프인들의 도전 무대가 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단순한 인기 종목을 넘어서, 파크골프가 국민 스포츠로 뿌리내리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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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파크골프 대회의 양적 확대와 더불어, 각 지역 및 대회마다 제각각 적용되는 ‘로컬룰’(Local Rule)이 일관된 경기 운영을 저해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경기장의 특성에 맞춘 최소한의 보완 규칙은 필요할 수 있으나, 현실에서는 공인된 규칙과 충돌하거나 본래 규칙을 왜곡하는 수준의 로컬룰이 무분별하게 적용되고 있다.
이는 대회 참가자들에게 혼란과 불공정한 경기 경험을 초래하고, 때로는 선수 간 분쟁이나 경기 운영진과의 갈등으로까지 번지곤 한다.
파크골프가 전국적인 스포츠로 자리잡아 가고 있는 현재, 이러한 지역 간 규칙의 차별성과 해석의 불일치는 종목의 공신력과 표준성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
이에 따라 대한파크골프협회를 중심으로, 공통 규칙의 재정비와 강제력 있는 표준 룰북 보급, 그리고 로컬룰 적용 시 명확한 기준과 사전 고지 의무화 같은 제도적 정비가 시급하다.
파크골프가 진정한 국민 스포츠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양적인 확산 못지않게 질적인 규범의 통일성과 규칙의 공정성 확보가 반드시 뒷받침되어야 한다.
다양한 스포츠 종목들은 이미 세계화와 국제화를 통해 규칙의 일관성과 운영의 표준화를 이뤄내고 있다.
예를 들어, 골프, 테니스, 탁구, 배드민턴 등 대부분의 종목은 아마추어와 프로 사이에서만 일정한 구분을 둘 뿐, 그 외의 동호인 대회나 생활체육 대회에서는 국제 표준 규칙에 기반한 동일한 룰과 운영 방식을 적용함으로써 선수 간 공정성과 대회 간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참가자들에게 예측 가능하고 신뢰할 수 있는 경기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경기력 향상은 물론 스포츠 자체에 대한 신뢰와 존중을 불러오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파크골프 역시 이제는 단순한 생활레저를 넘어 전국 단위, 국제 교류 가능 종목으로 발전하고 있는 만큼, 타 종목의 체계적 운영 시스템을 본받아야 할 시점이다.
특히 로컬룰 남용 방지, 룰북 통합, 심판 자격제 강화, 선수·동호인 대상의 정기 교육 등 구체적인 실행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파크골프가 진정한 국민 스포츠이자 미래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글로벌 스포츠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지금이야말로 ‘규칙의 공정성’과 ‘운영의 전문성’을 확립할 골든타임임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과연 이대로 괜찮은가라는 질문을 던져야 할 시점에서 대회 개최의 상업적 이익의 개입에 따른 변질적 문제를 재조명 해본다.
파크골프 대회의 양적 팽창은 분명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문제는 대회의 내용과 방향이다.
일부 대회는 명확한 목적과 철학 없이 '대회를 위한 대회'로만 개최되며, 그 결과 운영의 미숙함, 편파 논란, 규정 미준수 등이 반복되고 있다.
심지어 참가비와 입장료는 상향되는데 반해, 경기 진행의 전문성이나 참가자의 만족도는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많다. 정작 경기력 향상보다는 경품 경쟁, 이윤 추구, 이벤트 홍보가 주된 목적으로 전락한 사례도 종종 목격된다.
파크골프의 본질은 경쟁보다도 건강한 여가, 사회적 소통, 생활 속 운동 문화에 있다. 그러나 지금처럼 상업적 대회가 급증하고, 성적과 상품 중심 문화가 확산된다면, 초심자는 소외되고, 경기는 위화감 속에 진행될 수 있다.
특히 일부 선수들 사이에선 '입상 실적'을 과시적 목적으로 과도한 경쟁, 기량 과시, 불공정 판정에 대한 집착이 생겨나면서, 교육적 가치와 커뮤니티의 조화라는 파크골프의 철학이 무너질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우려다.
이제는 물량 중심의 대회보다 질 중심의 대회, 수익보다는 참여자의 감동과 배움에 중점을 둔 대회 문화가 필요하다.
지역 협회와 교육기관은 대회 운영의 기준을 점검하고, 선수들에게는 '공정한 경쟁'과 '에티켓'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더불어, 기업과 후원사 역시 단기적 홍보 효과를 넘어서 건강한 스포츠 환경 조성에 기여하는 방식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파크골프가 진정한 국민 스포츠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이제 "얼마나 많이 열리느냐"보다 "무엇을 남기는 대회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져야 한다.
스포츠의 본질은 즐거움과 성장, 그리고 공동체의 연결에 있다. 우리는 파크골프가 그 본질을 잃지 않도록 함께 지켜야 할 책임이 있다.
파크골프 협회와 이에 뜻을 함께하는 주변 기관들이 공정하고 형평성 있는 운영과 참여의 원칙을 바탕으로 대회를 주최하고 협력해 나간다면, 파크골프는 단순한 생활체육을 넘어 국민 모두가 슬기롭게 즐기고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진정한 축제의 장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파크골프가 특정 계층의 전유물이 아닌,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열린 공공의 스포츠로 자리매김하길 바라며, 이를 통해 국민 대다수가 운동과 건강, 나아가 삶의 활력을 함께 누릴 수 있는 밝고 따뜻한 공동체 문화가 형성되기를 기대한다.
이처럼 공정성, 포용성, 즐거움이라는 세 가지 축이 조화를 이루는 가운데, 파크골프가 명실상부한 국민 스포츠로 더욱 우뚝 서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단순한 유행을 넘어 세대와 지역, 계층을 아우르는 진정한 생활 스포츠로서 오랫동안 국민의 사랑을 받는 종목이 되기를 희망한다.
더 나아가, 파크골프가 국내를 넘어 세계 무대에서도 통용되는 정통 스포츠로 자리매김하고, 글로벌 스포츠 문화의 일부로 성장해 나가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지금까지의 논의를 총정리하며 이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글|손상우 (구미대학교 파크골프지도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