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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月刊시사우리]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은 10일 페이스북을 통해 <보고드립니다>라는 제목으로 "고심 끝에 저는 이번 대통령선거에 출마하지 않기로 했다"며"다른 사람의 선거를 돕지도 않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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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이 상임고문이 게재한 <보고드립니다>페이스북 전문이다.
<보고드립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사랑하는 지지자 여러분.
오늘은 제가 특별하게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지금 대한민국은 위험한 기로에 섰습니다.
정상국가를 회복할 것이냐, 아니면 괴물국가로 추락할 것이냐의 기로입니다.
불행하게도, 대한민국은 괴물국가로 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날마다 법치주의 붕괴를 보고 있습니다.
사법부도, 삼권분립도 허물어지고 있습니다. 괴물국가는 이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드러나는 괴물국가의 모습은 이렇습니다. 권력자에게 유죄를 판결하면 대법원장도 가만두지 않습니다.
정치권력이 협박하면, 사법부는 굴복합니다. 대법관을 14명에서 최대 100명으로 늘려, 대법원을 권력의 손아귀에서 노는 포퓰리즘의 무대로 바꿉니다.
대법원 위에 헌법재판소가 상위기관으로 군림할 수도 있습니다.
정치인의 거짓말은 폭넓게 허용됩니다.
정치인이 무슨 죄를 지어도 빠져나갈 길이 생깁니다.
그 죄를 법에서 빼면 됩니다.
범죄 피고인이 대통령선거에 출마하면 재판이 연기됩니다.
대통령에 당선하면 무죄 판결은 허용되고, 유죄 판결은 임기 내내 정지됩니다.
그렇다고 임기를 마치고 퇴임한 뒤에는 재판을 제대로 받겠다고 말하지도 않습니다.
이런 괴기스러운 움직임이 거대정당 더불어민주당에서 실제로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민주당의 그 어떤 국회의원도 이의를 말하지 않습니다.
언론마저 일부는 선동하고, 다수는 위축됩니다.
저는 대한민국이 정상국가를 회복하는 데 작은 도움이라도 드리려고 나름대로 노력해 왔습니다.
그 가운데 제가 국가를 걱정하며 드렸던 연설과 강연은 국민 여러분의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양대 정당의 극단 정치로 서로 미쳐 돌아가는 이 광란의 시대에 제가 선거를 통해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는 것을 통감했습니다.
그래서 고심 끝에 저는 이번 대통령선거에 출마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다른 사람의 선거를 돕지도 않겠습니다.
다만 저는 이제까지 그랬던 것처럼 앞으로도, 대한민국의 위기를 경고하고, 개헌 같은 대안을 제시하는 일은 계속하겠습니다.
외롭더라도, 국가를 위한 정의를 죽는 날까지 외치겠습니다.
부족한 저에게 기대를 품고 저의 출마를 기다리셨던 모든 분께 죄송합니다.
저의 고심과 충정을 받아 주시기 바랍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사랑하는 지지자 여러분.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할 수 없습니다.
불의한 수단은 숭고한 목적마저 타락시킵니다.
정권교체는 옳습니다.
그러나 그 수단이 법치주의 파괴라면, 그것은 정권교체를 위험하게 변질시킵니다.
법치주의가 무너지면 민주주의도, 대한민국도 무너집니다.
혼미한 대통령의 자폭 같은 계엄으로 민주당은 정권교체를 위한 절호의 기회를 잡았습니다.
저는 민주당이 법치주의를 훼손하지 않을 후보를 내놓는다면 협력하겠다고 여러차례 밝혔습니다.
그러나 민주당은 법치주의를 지키는 정권교체의 길을 버리고, 법치주의 파괴를 선택했습니다.
그 선택의 결과로 우리는 괴물국가의 예고편을 보고 있습니다.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국민의힘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습니다.
같은 진영이면 뭐든지 옳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 풍조의 결과가 지금의 대한민국입니다.
같은 진영이더라도 잘못은 잘못이라고 인정해야 합니다.
저희 세대의 선배 지도자들은 그렇게 믿고 행동했습니다.
저도 그렇게 배웠습니다.
이제 대한민국의 운명은 국민 여러분의 선택에 맡겨졌습니다.
부디 우리 세대가 후대에 괴물국가를 남기지는 말기를 바랍니다.
대한민국과 국민 여러분의 행운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25년 5월 10일
이낙연